’향교말‘, 단편소설 「민촌」의 배경이 된 곳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 6-향교말]이란 안내문, 천안살림교회의 도움으로 설치
<[2022 여성평화걷기]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 7, 최종회 - ‘향교말’>
(7) 향교말(단편소설 「민촌」의 배경)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은 지난 6회 벌말에 이어 최종회인 ‘향교말’에 이르러 발길을 멈추고 30대 민촌의 흔적을 작품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
이용길 회장은 ‘향교말’ 버스정류장에서 이동해 천안살림교회가 있는 천안 향교 앞에서 참가자들을 하차시키고, 인근 정자의 나무 의자에 모이게 했다. 이용길 회장은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 6-향교말]이란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곳에 서서 입을 열었다.
● ’향교말‘, 단편소설 「민촌」의 배경이 된 곳
그는 ”이기영이 유량동 벌말에서 이곳 향교말로 온 시기는, 25세 때인 1919년 7월에 이사 왔고 그가 살았던 가코지 집터 추정지는 유량동 207-2번지다. 이기영은 30세(1924)에 「오빠의 비밀 편지」가 『개벽』지 현상 문예 당선되고, 서울의 조선지광사에 입사하여 상경할 때까지 이곳 향교말에서 살았다“고 설명하고 ”단편소설 「민촌」의 배경이 된 곳이고 이후에 민촌이 이기영의 호가 되었다“며 덧붙여 설명했다.
●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 6-향교말]이란 안내문, 천안살림교회의 도움으로 설치
또한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 6-향교말]이란 안내 표지판의 설치와 관련해 ”이 안내 표지판이 설치된 부근에 처음 이것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사유지로 땅 주인이 허가하지 않아 설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보다시피 여기 천안살림교회가 있는데, 이 교회에서 설치하려는 곳 사유지와 우리 교회 땅의 경계에 설치하라고 허락해서 이곳에 설치된 것“이라며 ”천안살림교회는 민중신학회 회장인 최형묵 목사님이 사역하는 곳으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최형묵 목사를 소개했다. 최형묵 목사는 참가자들의 민촌 이기영 ’고향‘길 향교말 방문을 환영한다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용길 회장은 향교말에 대해 ”천안 향교가 자리하고 있어 마을 이름이 향교말“이라고 설명하며 ”천안 향교는 조선 시대에 천안군 지역의 지방 교육을 담당한 국립 교육 기관이었다. 주요 건축물로는 대성전, 동무, 서무, 내삼문, 명륜당, 동재, 서재, 외삼문 등이 있다“고 해설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 탐방지의 해설을 들은 뒤, 걸어서 향교말 가코지 집터 추정지를 지나 ’민들레 식당‘에서 육개장으로 점심 식사를 즐기며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 탐방을 마무리했다.
민촌 이기영은 작품에서 향교말에 대한 이야기들을 그려 냈는데, 다음 몇 작품들에서 볼 수 있다.
태조봉 골짜기에서 나오는 물은 향교말을 안고 돌다가 동구 앞에 버들 숲속을 뚫고 흐르는데, 동막골로 넘어가는 실뱀 같은 길이 개를 건너 논둑 사이로 요리조리 꼬불거리며 산잔등으로 기어올라갔다.
그 길가 냇둑 옆에 늙은 상나무 한 주가 마치 등 고분 노인의 지팡이를 짚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언제든지 맑은 물이 남실남실 두던을 넘어 흐른다.
- 이기영, 『이기영 단편선 민촌』, 문학과 지성사, 2006, 59쪽.
향교말이란 동리는 자래로 상놈만 사는 민촌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과연 사오십 호나 되는 동리에 양반이라고는 약에 쓰려고 구해도 없는 상놈 천지였다. 어쩌다 못생긴 양반이 이 동리로 이사를 왔다가는 그들에게 돌려서 얼마를 못살고 떠나고 떠나고 하였다.
그러나 그전에는 양반의 덕으로 향교 하나를 중심하여 향교 논도 부쳐 먹고 향교 소임 노릇도 해서 먹고살기는 그렇게 걱정이 없더니 시체 양반은 잇속이 얼마나 밝은지 종의 턱찌기까지 핥아먹는 더러운 양반이 생긴 뒤로는 그나마 죄다 떨어지고 지금은 향교 고지기가 겨우 여남은 마지기를 얻어 부치는 것 뿐이었다.
- 이기영, 『이기영 단편선 민촌』, 문학과 지성사, 2006, 67쪽.
송월동은 상, 중, 하 세 뜸으로 나뉘어 있다. 철봉산이 동편으로 둘러서고 북쪽에는 옥녀봉이 우둑 솟았다. 그 앞 개울을 끼고 올라가며 마을 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그래서 이 동네를 통칭 송월동이라 하나, 부락마다 소동명(소동명)이 따로 있는 것은 마치 사람들에게 관명과 아명이 따로 있는 것과 같았다.
- 이기영, 『두만강』1, 풀빛, 1989, 32쪽.
이로써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의 연재가 마무리되었다.
이용길 회장(천안역사문화연구회)의 말이 뇌리에 남아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가 말하길 ”민촌의 생애와 작품을 복원하고 기념하는 일은 식민지배체제와 남북분단체제를 뛰어넘어 통일시대의 정신을 구현하는 일이다. 해방 이전의 카프 활동과 해방 이후 북한으로 이어진 민촌 문학은 평등을 지향하는 계급문학이자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문학이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제 민촌의 생애와 작품을 기념하여 민촌문학비를 세우고 민촌문학상을 제정하고 민촌문학관을 건립해야 할 것이다. 민촌고향문화제를 개최하여 남과 북 모든 이들과 세계인이 향유하는 문학축제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히고 ”민촌문학상을 제정하여 남북의 작가들을 공동으로 시상하면 좋겠다. 민촌문학관은 남과 북이 정성을 모아서 민촌의 해방 전후의 생애와 작품을 복원하는 통일의 광장이 될 것“이라며 덧붙여 설명했다. 이어서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을 따라서 선생께서 사랑하였던 산과 들과 강 그리고 여전히 그 민촌에서 살아가는 노동자와 농민과 시민들의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부르짖었다.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을 안내하며 해설한 이용길 회장은 1954년 4월 19일 충북 진천 출생으로 천안남산초등학교, 천안중학교, 천안고등학교, 숭전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1996년 민주노총대전충남본부 초대의장, ▲1997년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초대의장 ▲1998년 충남고용실업대책본부 공동대표, ▲2000년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위원장, ▲2008년 진보신당 대표, ▲ 2012년~2015년 노동당 대표, ▲전 민주언론시민운동대전충남연합 공동대표 ▲전 천안민주단체협의회 초대의장을 역임했으며 ▲ 현 천안역사문화연구회 회장, ▲현 민촌인문학도서관 대표, ▲ 현 민주노총충남본부 지도위원, ▲현 동학농민혁명기념도서관 건립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에 재임하고 있다.
민촌 이기영의 ’고향‘길을 탐방하고자 하는 분들은 아래의 연락처로 문의하시기 바란다.
이용길 대표/회장(민촌인문학도서관/역사문화연구회)
사무실:041-579-0034, 휴대폰:010-5407-6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