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시 07]
홍동지
땡전 한푼 없지만
배운 거 한 줄 없지만
잠이나 자고
똥이나 누고 할 것 같지만
해가 먹이고
달이 먹이고
바람과 이슬과
서리가 덮어 주리라
덜렁덜렁, 노상 발가벗고 다니는 눔
용강 이시미 때려잡던 눔
거시기 힘 좋아 거시기로
평양감사 마눌님 상여 매던 눔
애걔걔, 피라미에 거시기 물려 놀라 자빠지던 눔
*시작 메모 : 저 홍동지 말고 내 누구를 존경하랴.
[종이컵 시 08]
가족
개돼지 누이
개돼지 매형
개돼지 조카
아아, 총총 하늘엔
개돼지 별
개돼지 풀
나 족족, 끊었다
*시작 메모 : 잘 먹고 잘 사슈 들
[종이컵 시 09]
식구
나도 작고
미카엘라도 작고
그래서 우리는
애들도 작다
집도 작고
시도 작고
그럼 됐나
떡대 큰 이들아
*시작 메모 : 아들아, 우리 아무리 작아도 개돼지는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