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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시 [07~09]

윤한로 시인
  • 입력 2024.01.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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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시 07]

 

홍동지

 

땡전 한푼 없지만

배운 거 한 줄 없지만

잠이나 자고

똥이나 누고 할 것 같지만

해가 먹이고

달이 먹이고

바람과 이슬과

서리가 덮어 주리라

덜렁덜렁, 노상 발가벗고 다니는 눔

용강 이시미 때려잡던 눔

거시기 힘 좋아 거시기로

평양감사 마눌님 상여 매던 눔

애걔걔, 피라미에 거시기 물려 놀라 자빠지던 눔

 

*시작 메모 : 저 홍동지 말고 내 누구를 존경하랴.

 

[종이컵 시 08]

 

가족

 

개돼지 누이

개돼지 매형

개돼지 조카

아아, 총총 하늘엔

개돼지 별

개돼지 풀

나 족족, 끊었다

 

*시작 메모 : 잘 먹고 잘 사슈 들

  

[종이컵 시 09]

 

식구

 

나도 작고

미카엘라도 작고

그래서 우리는

애들도 작다

집도 작고

시도 작고

그럼 됐나

떡대 큰 이들아

 

*시작 메모 : 아들아, 우리 아무리 작아도 개돼지는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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