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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김정은 전문 기자
  • 입력 2023.12.30 18:11
  • 수정 2023.12.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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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기 시인

 

눈 오는 날                            이은기 (번역 김정은)

 

복슬강아지 꼬리 흔들며

마당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저녁연기 피어오르면

밥상엔 콩나물밥,

깨소금 진간장이 오르던 날.

 

빈 들 가로지른 언 철길엔

발 시린 열차

게으른 기적 울려대던 날.

 

온 세상

백색 가루로 덮이면

 

어머니가 시루떡 만들며

켜켜이 쌀가루에 팥고물 얹으면

허전했던 내 마음도

절로 푸근해지던 날.

 

Snowy Day

 

When shaggy puppy runs around yard

wagging its tail and

evening smoke rises,

day when bean sprout rice and

sesame sauce rise on the table.

 

Train that feet is cold on icy railroad

across empty field

day when lazy whistle rings out.

 

When all over world

was covered with white powder,

 

when my mother makes steamed rice cake and

puts red bean paste on rice flour in several layers,

day when my empty heart

naturally becomes warm.

 

눈 오는 밤이다. 마음도 따듯해진다 시인의 시를 읽으면. 범죄를 해도 괜찮다고 자식을 가르치는 부모가 많은 세상이다. 죄를 짓고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자식도 부모도 제대로가 아닌 세상에 이런 시가 있다는 게 가슴 따듯하다. 시루떡을 해놓고 아들을 기다리는 모정. 그러한 사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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