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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김홍관 시인
  • 입력 2023.12.2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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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이다음 생이 있다면

눈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

 

한 계절 그것도 잠깐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날

당신의 따뜻한 손길로 만들어져

오롯이 당신만을 생각하다가

사라져 버리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당신의 손으로 태어나

금방 사라질지라도

당신을 위한 위로가 된다면

당신의 기억 속에 머문 시간은

나에게 커다란 행복일 테니까.

한낮 햇살에 녹아버린다 해도

나 그리 서운하지 않겠다.

 

세상에 머문 시간이 짧아

아쉬움도 있겠지만

당신 안에 머물렀던 기억은

나만의 행복이었으니까.

 

행복은 크기를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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