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시 04]
별
추울수록
밝구나
귀때기가 떨어져나갈수록
맑구나
*시작 메모
이런 밤은 전봇대에 비스듬, 길고 뜨겁게 한 오줌 하자.
[종이컵 시 05]
형님
소공원 이슬비 벤치
빈센트 반 고흐의 얼굴로
빈센트 반 고흐의 모자를 쓰고
빈센트 반 고흐의 붕대를 감고
*시작 메모
님이야말로 이 시대 우리들의 진정한 형님 아니시더냐.
[종이컵 시 06]
귤
방구 냄새 나는 귤
시금털털한 귤
검정 비닐 봉다리 속에
끽, 삼천 냥 어치 사 들었다
찬 바람 찝찔한 눈물
오늘도 갈짓자
삐리삐리한 아부지
*시작 메모
아들아, 딸아, 이마트 사거리 온갖 빵빵거림 다 뚫고 나 탱크처럼 비키지 않을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