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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설암 투병 중에도 윤 대통령 향해 경고 메시지…. 민주화 이뤄낸 세력 부정돼

강승혁 전문 기자
  • 입력 2023.08.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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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7시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언론노조 주최 만민촛불집회에 투병 중 권영길 참석

설암으로 투병 중인 권영길 대표가 언론노조 주최의 만민촛불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권영길 좌측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 이사장이고 우측에 있는 사람은 조성호 한국일보 전 노조위원장 Ⓒ강승혁
설암으로 투병 중인 권영길 대표가 언론노조 주최의 만민촛불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권영길 좌측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 이사장이고 우측에 있는 사람은 조성호 한국일보 전 노조위원장 Ⓒ강승혁

 

지난 18일(금) 오후 7시,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앞에서 언론노조 주최의 만민촛불집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언론노조가 이동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18일 국회 정문 앞에서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만민 필리버스터와 저녁 촛불 집회를 연 것이었다. 이날 집회에는 권영길 대표(전 민주노동당 초대 대표), 이부영 이사장(전국언론실천재단), 언론노조 간부와 조합원, 전직 언론인 등이 참여했다.

 

이날 참석한 권영길 전 위원장은 지난 7월 19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설암을 제거하는 1차 수술을 받았으며 31일 1차 수술에 따른 불편한 부분을 정리하는 2차 수술을 받았다. 권 대표는 8월 3일 퇴원해 자택에서 요양 중이었다. 그는 당초 집회에 초청받고 잠시 들러 후배들을 격려하고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만민촛불집회에 참석한 권영길 대표는 혀의 통증 속에서도 입을 닫고 있을 수가 없었다. 입이 근질거렸던 것인데, 동행한 기자에게도 잠시 인사만 나누고 가겠다고 했었다. 그는 마이크가 넘겨지자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힘차게 팔뚝질하는 권영길 대표의 모습으로 왼쪽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 이사장이다. Ⓒ강승혁
힘차게 팔뚝질하는 권영길 대표의 모습으로 왼쪽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 이사장이다. Ⓒ강승혁

 

권 대표는 “지금 제 몸 상태는 오늘 여기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혀 설암 수술을 얼마 전에 받았는데 혀 안 부분을 제거하고 볼살을 떼어 이식한 지 이제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사실은 말을 제대로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런데도 제가 오늘 여기 온 것은 우선 이 나라의 대통령 자리에 앉은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제 삶을 뒤엎고 있다. 나아가서 이 땅 언론 민주화를 이룬 언론노조와 민주노총을, 이 나라의 민주화 운동을 해온 모든 세력을 부정하고 있다”라며 “저는 개인적으로 언론노조 위원장을 지낸 것을, 언론노조 조합원 활동을 한 것을, 민주노총 위원장을 한 것을, 민주노총이 중심이 돼서 민주노동당을 건설한 것을 가장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표현하겠다. ‘민주노총은 내 영혼의 반이고 그 반은 민주노동당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는 윤석열이 그것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 개인 권영길의 삶을 파탄 내려고 하고 있다. 저를 껍데기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저뿐만 아니라 저와 함께 이 나라의 언론 민주화로 싸워왔던 우리 수많은 동지,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을 몰아내고 이 나라의 민주화를 이루어낸 수많은 우리 세력을 부정하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참아낼 수 있겠냐.”라고 분노했다.

설암으로 투병 중인 권영길 대표가 언론노조 주최의 만민촛불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1. Ⓒ강승혁
설암으로 투병 중인 권영길 대표가 언론노조 주최의 만민촛불집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1. Ⓒ강승혁

 

또한 “오늘 여러분들은 이동관은 절대 안 되고 외치고 있다. 이동관 아웃을 외치고 있다. 그렇게 해야죠. 이동관 절대 안 되죠. 그런데 아까 윤석열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동관이 방통위원장 자리 앉겠죠. 여기 무덤이 될 거다. 그런데 이동관이 안 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 않냐? 이동관이 문제의 전부인가요? 아니잖아요. 문제의 핵심은 누군가? 윤석열이 아닌가. 윤석열과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민주노총이 윤석열 퇴진 투쟁을 펴고 있고 윤석열 퇴진 투쟁을 펴고 있는 사람이 있지만, 저는 이때 누구보다도 언론 노동자들이, 언론노조가 윤석열과의 정면승부 선봉에 서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여러분들에게 오늘 그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투병 중에 참석한  권영길의 발언하는 모습이다.  Ⓒ강승혁
투병 중에 참석한 권영길의 발언하는 모습이다. Ⓒ강승혁

 

그는 “설암 수술을 해서 말이 잘 안된다고 그랬는데 열을 내다보니까 말이 조금 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다.”면서 “저는 이동관이 방통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이동관뿐만 아니라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파멸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정희 때부터 언론 민주화, 자유 언론을 탄압하기 위해서는 누구를 앞장세웠냐? 언론에 몸담고 있던 이른바 간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정권의 가장 부역자에 앞장선 사람들이 언론인이었다.”라고 말했다.

권영길 대표는 “그런데 박정희 말로가 어떻게 됐나. 전두환 말로가 어떻게 됐는가? 저는 대통령이라고 하는 윤석열에게 엄중하게 경고한다. 언론 노동자들과 함께 이 길이 당신을 참혹하게 만드는 일의 출발선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고통스런 목소리로 힘줘 말했다.

권 대표는 “계속 더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이 정도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정말로 여러분께 말씀드린다.”면서 “KBS는 MBC는 빛나는 역사를 갖고 있다. 땡전 뉴스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만든 빛나는 역사를 갖고 있다. MBC도 마찬가지다. 이 윤석열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려고 해도 할 수 없다. 여러분들이 선봉에 서서 윤석열과의 승부에서 멋진 승리를 거둬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는 말로 마무리했다.

만민촛불집회 모습. Ⓒ강승혁
만민촛불집회 모습. Ⓒ강승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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