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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천연가스전 제7광구, 일본에게 빼앗길 가능성 높다

정석균 전문 기자
  • 입력 2022.12.28 12:45
  • 수정 2022.12.3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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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보다 더 중요한 영토 제7광구.
잊혀지고 있는 검은 진주를 품은 우리 영토.
대통령실은 물론 외교부와 산업자원부도 너무 조용하다.
천연가스 매장량,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
원유 매장량, 사우디의 38%, 미국의 4.5배.
일본에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

대륙붕 제7광구를 아십니까?

대륙붕 제7광구는 제주도 남단의 대륙붕 명칭이고, 제주도보다는 일본 오키나와에 더 가까운 구역입니다. 아시아의 페르시아라고도 합니다.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최대라고 추정합니다. (추정 매장량 : 175~210조 입방피트)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 규모랍니다. 원유 매장량은 1,000억 배럴(사우디의 38%, 미국의 4.5배) 규모라니 엄청나죠.  금액으로는 5,870조원 정도라 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을 2028년 이후에는 일본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 중차대한 이슈에 대해 대통령실은 물론 외교부와 산업자원부도 너무 조용합니다.

국민들에게도 잊혀지고 있는 검은 진주를 품은 우리 영토, 제7광구의 가치와 석유탐사 역사, 현재의 논란,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대한민국 대륙붕 지도
대한민국 대륙붕 지도

1970년대 초 대한민국은 산유국의 꿈으로 온나라가 들썩였습니다. 엄청난 석유와 가스가 매장된 대륙붕 7광구를 우리나라 영토로 선언한 것이죠.

"제7광구"란 노래도 있었죠. 정난희란 가수(당시의 아이돌)가 노래했고, 꽤 히트했죠.

나의 꿈이 출렁이는 바다 깊은 곳 / 흑진주 빛을 잃고 숨어 있는 곳
제 7광구 검은 진주 제 7광구 검은 진주
새털구름 하늘 높이 뭉실 떠 가듯 / 온누리의 작은 꿈이 너를 찾는다

가사의 일부입니다.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되고, 온 국민이 이제 우리가 부자 나라가 된다는 꿈으로 가득찼습니다.

2011년에 제작된 영화 "7광구"도 있었죠. 안성기, 하지원, 오지호가 출연했는데 크게 히트는 못했습니다. 한반도 남단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 호'에서 벌어지는 심해 괴생명체와 대원들 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죠.

7광구의 지도를 다시 볼까요? 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보다 훨씬 아래 쪽에 있는 대륙붕입니다. 이어도는 우리나라 가장 남쪽에 있는 마라도와 149 킬로미터 떨어진 섬이죠. 이어도는 과학기지가 없다면 평소에 보이지 않는 암초에 불과하죠.

그 먼 곳에, 오키나와 바로 위에 우리나라 면적의 80%에 달하는 넓은 땅이 있다면 믿어지나요?

1968년 UN 아시아개발위원회라는 기구에서 동중국해 대륙붕 자원 탐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보고서에서 "타이완에서 일본 오키나와에 이르는 동중국해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량의 석유자원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거든요. [1]

7광구에 대한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

이 보고서가 나오자 1970년 박정희 정권은 제주도 남쪽에서 일본 오키나와 앞에 이르는 7광구를 우리 땅이라고 선포합니다.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

7광구 위치를 보면 아시겠지만 우리 땅이라고 하기엔 일본 쪽에 더 가깝게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국제해양법은 '대륙붕이 어느 나라와 연결돼 있는지'를 기준(자연연장설)으로 누구 땅인지 정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로부터 7광구까지 한 덩어리로 쭉 이어져 있죠. 거리는 일본 오키나와가 훨씬 더 가깝지만 8,000m 깊이의 거대한 바다 골짜기(해구)로 단절되어 있습니다. 즉 대륙의 판이 다른거죠. 그래서 여기는 우리 땅, 이렇게 우길 수 있었던 겁니다. 

일본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오키나와 바로 옆인데 한국이 독점적으로 소유한다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죠. 

일본은 우리나라에 공동 개발을 제안했습니다. 1978년 한-일 양국은 7광구를 공동개발하고, 석유가 나오면 반씩 나누자는 조약을 맺습니다. 당시 우리는 국제법적인 근거만 있었지 막상 석유를 탐사할 기술도 돈도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7광구의 이름도 JDZ(Joint Development Zone), '한-일 공동개발구역'으로 바뀝니다.

1970년대 체결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 조약
1970년대 체결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 조약

1970년 당시 우리는 일본에서 차관을 빌려 경제개발 하던 때죠. 시추 기술도 당연히 없었고요. 박정희 정권의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2020년대 세계 10위권의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그 때 정부는 수출 100억불을 달성하면 선진국이 된다고 홍보할 떄였죠.

1980년부터 한-일 양국이 탐사와 시추를 시작합니다. 시험적으로 7개 시추공을 뚫었고 3개 시추공에서 적은 양이긴 하지만 석유와 가스가 발견되었습니다. 

1986년 일본이 갑자기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철수합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었죠. 노다지인 줄 알았는데 막상 조사를 해보니 돈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후 지금까지 7광구는 시추는커녕 탐사 한번 해보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냈습니다. 

한국 혼자서 개발할 수도 없습니다. 1978년 맺은 조약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탐사와 시추는 반드시 양국이 공동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거든요. 한국이 단독으로라도 계속 개발하고 싶어도 일본이 안 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일본의 속셈은 따로 있었습니다. 1982년 대륙붕에 대한 UN 국제해양법이 새로 채택됩니다.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란 개념이 도입된 것이죠. 대륙붕 소유권을 어느 나라와 연결됐는지 복잡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중간선 그어서 반씩 나눠 갖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해양법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중간선을 그어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새로운 국제법에 따라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 소유권
새로운 국제법에 따라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 소유권

일본이 다른 속셈이 생기는 게 당연하겠죠. 90% 이상이 일본 영토로 귀속되니까요. 1978년 맺은 한-일 조약은 영구 조약이 아니라 50년 동안만 유효한 조약입니다. 2028년, 즉 앞으로 6년 뒤 종료됩니다. 땅속에 있는 석유가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굳이 한국과 공동개발해서 반씩 나눌 필요가 있겠느냐, 2028년 조약이 종료될 때까지만 기다리면 혼자 다 먹을 수 있는데 말이죠. 멀쩡한 독도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놈들인데. 그 만큼 7광구는 욕심나는 곳이죠.

중국 역시 7광구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합니다.

중국은 7광구 인근 4개 광구에서 천연가스를 채굴 중이고, 중-일 공동 개발도 논의 중이다.
중국은 7광구 인근 4개 광구에서 천연가스를 채굴 중이고, 중-일 공동 개발도 논의 중이다.

UN 보고서 제출 기피에 대한 의문

1982년 이후에도 대륙붕에 대한 분쟁이 많았습니다. 이에 1999년 UN은 대륙붕 분쟁 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분쟁국들에게 2009년 5월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2000년대 초 지질조사를 시행하고, 150 page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외교부는 보고서 제출을 망설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확인된 사실은 없습니다. 아마도 국제법 상 불리하고, 국제 외교무대에서 막강한 파워를 지닌 일본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이기지도 못할 싸움을 걸어서 굳이 분쟁을 만들 필요도 없고, 덮어두면 아무도 모르는데 굳이 외교부의 무능을 드러낼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겠죠. 

2009년 5월 초 KBS 시사기획 창에서 홍사훈 기자가 외교부의 패배주의적 자세를 비판했습니다. 이에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지질조사에 참여했던 전문가 그룹은 약식 보고서라도 제출해야 한다고 압박했습니다. 결국 외교부는 8 page 약식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후 한동안 7광구 문제는 잠잠했습니다. 한국의 보수정권이 조용하니 일본은 마냥 시간이 흐르길 기다린 셈이죠.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일본에 7광구 개발을 재개하자고 제안합니다. 우리 측 개발사업자는 석유공사로 지정하고, 만약 일본에 개발 주체로 나설 만한 기업이 없을 경우 한국이 탐사비용을 모두 내겠다고 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한 동안 답신이 없다가 계속 무시할 명분이 없었는지, 2020년 7월, 한일공동위원회를 매년 개최하자는 형식적인 답변을 합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당장 만나자고 했으나 일본 측은 팬데믹을 이유로 대면회담을 회피했죠. 외교부는 화상회담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이토록 무거운 주제를 화상으로 진행할 수 없다며 계속 미루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회담이 열리든 아니든 계속 명분을 쌓아야 했습니다. 2028년 이후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더라도 우리 권리를 주장할 근거가 생깁니다. 현재의 국제법에 따르면 우리가 불리하지만 그 이전에 배타적 소유권을 갖고 있었기에 그 권리의 연장을 호소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일 정상회담의 아젠다로 올려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되었기에 정상회담을 열 수 없었습니다. 이제 정상회담에서 다뤄야 합니다. 외교부 실무자 차원에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7광구는 독도보다 더 중요합니다. 우리 영토를 앉아서 빼앗길 수 없습니다. 경제적 가치가 5조 달러에 달하는데 그걸 그냥 내줄 수는 없죠. 국제법 때문에 빼앗길 때 빼앗기더라도 악이라도 써야 합니다. 또 대한민국 해상운송의 90% 이상이 여기를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죠.

일본, 중국과의 싸움에서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아닌가요!

본 컬럼니스트는 윤석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취임 이후 대일 외교 자세를 보면 짐작할 수 있죠. 외교관들의 패배주의적 마인드 역시 우울하게 합니다. 이해는 합니다.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엄청난 로비, 국제기구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자금력, 현장에서 일본에게 번번히 깨진 그들의 잠재의식 등. 

결국 깨어있는 시민들이 나서야 합니다. 계속 떠들어야 하죠.

우리 땅 7광구를 포기할 거냐? 
대한민국이 G5로 도약할 수 있는 소중한 석유자원을 포기할 거냐?

 

[참고자료]

1. 제7광구, 34년 만에 재추진…한국의 마지막 승부수, KBS뉴스 2020.03.19

2. [시사기획 창] 제7광구, 한·일 마지막 승부 (U-Tube 동영상)

3. '7광구 특강' 영상 https://youtu.be/1k9q3B2-n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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