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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사례 7] 펩시코, 지속 가능 경영과 ESG 실천하는 식품기업

정석균 전문 기자
  • 입력 2022.12.27 14:44
  • 수정 2023.01.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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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 배출 달성 10년 앞당겨 2040년 목표
2030년까지 1억명 사람들에게 안전한 물 접근 약속...넷 워터 포지티브
농업 관행, 기후, 물, 포장 지속 가능성 등 포괄하는 pep+ 출시
어린이들에게 영양 공급하는 푸드 포 굿 세계적으로 확대

넷제로 배출 달성 목표 시한 2040년...10년 앞당겨

미국 식품 제조업 회사인 펩시코는 넷제로 배출 달성 목표를 2040년으로 10년 앞당기고, 2030년 배출 감축 목표를 기존의 20%에서 40% 이상(2015년 기준) 늘린다는 환경 지속가능성을 약속을 약속했다.

​펩시코 CEO인 라몬 라구아르타는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영향이 악화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한 제도적 변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며 "즉각적이고 공격적인 행동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기후 행동은 세계적인 식음료 리더로서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이며, 지구와 인간들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펩시코의 여정이다”라고 밝혔다.

목적이 있는 성과(Performance with Purpose, PwP)

펩시는 전임 CEO인 인드라 누이(Indra Nooyi) 재임 시절부터 지속가능경영을 테마로 사업구조 변화를 시도했다. 펩시의 사회적 책임이 단순히 복지시설에 일부를 기부하면서 이미지 개선을 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에 대한 기여는 사업의 핵심모델 변화, 즉 어떻게 돈을 버느냐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 그녀는 새로운 경영 이념인 목적이 있는 성과(PwP)를 제시했다.

목적이 있는 성과는 기업의 성과가 돈을 잘 버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성과를 내야함을 뜻한다. 

​인드라 누이는 PwP 달성을 위한 세 가지 과제를 도출했다. (1) 제품군의 당류, 염분, 지방을 줄임과 동시에 더 건강하고 더 영양이 높은 제품을 도입하는 것, (2) 물을 보존하고 탄소 및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 (3) 회사 및 지역사회의 여성, 가족을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다.

​인드라 누이가 재임하던 12년간 펩시는 위의 세 가지 과제에서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건강을 강조한 제품군의 수익은 38%에서 50%까지 상승했으며, 제조과정에서 물 사용량을 25% 줄이고 2,200만 명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했습니다. 경영진의 39%가 여성으로 채워지기도 했죠. PwP 도입 이후 펩시의 순매출액은 80%가량 상승했고 주가 역시 S&P500지수 상승률을 넘어서는 등 획기적 성과를 달성했다. [2]

R&D 및 제품개발 혁신

펩시는 먼저 R&D 역량을 기존에는 식품공학 전공자 위주로 구성되었던 연구진에 생물학, 생리학, 약학, 영양학, 컴퓨터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채용했다. 주요 제품군의 소금, 설탕, 지방성분을 감소시키면서도 동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었다. 새로운 연구진들은 신제품 개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스파클링 워터, 정제수, 과일/야채 스무디와 통밀 스낵과 같은 고영양 제품들을 신규로 출시한 것이죠. [5]

R&D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로 우리가 잘 알고있는 치토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치토스는 영양성분 부족을 이유로 미국 학교 급식에서 퇴출된 바 있지만 2년간의 연구 끝에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이 강화된 치토스를 출시했고 학교에도 다시 납품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제품 개선은 사업적으로도 좋은 성과였지만 사회적으로도 아이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ESG 경영의 좋은 예시라고 볼 수 있다. [5]

2030년까지 과자포장에서 화석기반 플라스틱 제거

펩시의 골칫거리 중 하나인 플라스틱 포장재의 개선이다. 펩시코가 2022.1.26 순환 경제 및 지속 가능성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2030년까지 과자 포장에서 화석 기반 버진 플라스틱을 유럽전역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버진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을 뜻한다. 

​세계 최초로 식물성 폴리머 포장재를 개발했다. 풀, 나무·옥수수 껍질과 같은 재생가능한 재료를 사용한 생분해성 포장재다. 펩시는 향후 자사의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고 남은 오렌지, 감자, 귀리 껍질들을 사용한 그린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인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단순히 '덜 쓰고, 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버릴 것도 재활용하는'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모든 포장에 100% 재활용 또는 재생 가능한 플라스틱을 사용함으로써 포장 톤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펩시코는 재활용 중심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식품 등급 페트(PET) 플라스틱 병의 생산을 발표했다. 이 페트병은 미생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효소를 활용해 페트 플라스틱을 색상과 복잡성에 관계없이 구성부품으로 분해한 뒤 버진 등급의 새로운 플라스틱으로 변환해 무한한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폐기되거나 소각될 수 있는 더 많은 종류의 페트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산업적 규모로 개발될 수 있어 재활용 가능한 페트 플라스틱의 양을 늘릴 수 있다. [2]

​펩시코 측은 포장의 양을 줄이고 재활용하기 쉬운 재료로 바꾸는 '올바른 디자인', 유연 포장을 수거, 분류, 재활용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올바른 인프라', 사용을 늘리기 위해 유연 포장으로 만든 재활용된 내용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는 '올바른 새 삶'을 포함한 순환 경제 이니셔티브의 세 가지 핵심 영역을 설명했다.

포괄적인 지속 가능성 프레임워크 pep+(펩시코 포지티브) 출시

펩시코는 2021년 포괄적인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인 pep+를 출시했다. 여러 ESG 이니셔티브를 통합하고 회사, 제품 및 소비자 수준에서 지속 가능성 활동을 안내하는 포괄 시스템이다. 이 프로그램은 농업 관행, 기후, 물 및 포장 지속 가능성, 소비자 건강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ESG 이니셔티브를 포함하고 있다.

​pep+는 크게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700만 에이커의 농업 면적에 걸쳐 지구를 복원하기 위한 재생 관행을 보급하는 Positive Agricture, 2040년까지 넷제로 배출을 달성해 기후 목표를 실현하고 워터 포지티브로 만드는 Positive Value Chain, 회사의 식·음료 제품 포트폴리오를 발전시켜 지구와 인류를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는 Positive Choices 등이다. [2]

물 접근 제공 약속인 Net Water Positive 추진

Net Water Positive에도 나선다. 우선 공장의 물 사용량 및 폐수 배출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어느 공정에서 어떻게 폐수를 재사용 혹은 재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냈다.

​소비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보충하고 2030년까지 1억 명의 사람들에게 안전한 물 접근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사하라 사막 이남에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NGO인 WaterAid와 협력해 물 공급 시스템 및 위생 시설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펩시코 글로벌 자선 책임자인 C.D 글린 부사장은 “물의 접근성에 대한 불균형은 펜데믹의 심각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식량 생산, 양성 평등, 기후 회복력, 빈곤 퇴치 등 다른 많은 개발 목표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펩시코의 최고 지속 가능성 책임자인 짐 앤드류는 “물은 식량 시스템의 중요한 구성 요소일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인권이다. 전 세계적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물의 부족은 오늘날 지구촌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물 부족은 기후 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펩시코는 ‘워터 포지티브’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Closed Loop Partners와 함께 자재 회수 시설 투자

펩시코는 순환 경제 투자자인 Closed Loop Partners와 함께 3500만달러(약 426억)를 투자해 Closed Loop Local Recycling Fund를 출범했다. 이 투자기금은 재활용품의 재생이나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처리하는 중간처리 단계의 시설인 자재 회수 시설(Materials recovery facility, MRF)를 배치하는데 사용된다. 이 시설은 연간 최소 8000톤의 재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해 고품질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동시에, 먼 곳에 있는 시설로 인한 자재를 운반하는 비용과 배출을 줄일 수 있게 된다. [3]

식품 보장 프로그램 Food for Good 통해 영양 공급 확장

펩시코는 저렴한 영양 공급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5000만 명 이상이 영양가 있는 식품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Food for Good이라는 어린이 대상 식품 보장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영양가 있는 식품에 대한 접근성과 소규모 농민의 생산성 및 소득을 높이는 해결책에 투자하겠다는 포부다.

​Food for Good에는 라틴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태평양에 걸친 식사 배달 이니셔티브, 중국 시골 학생들을 위한 영양 교육 프로그램, 남아프리카 학생들을 위한 영양학교 아침 식사 서비스, 멕시코 남부의 긍정적인 농업 프로그램, 전 세계 푸드 뱅크의 역량 향상에 대한 투자가 포함된다.

장애인 포용 지원 증대, 다문화와 형평성 관련 부서 개설

장애 포용 강화에 중점을 둔 CEO 연합인 Valuable 500은 세계 유수의 고용주들이 비즈니스를 보다 포용적이고 장애인을 지원하도록 만들기 위한 일련의 새로운 약속을 발표했다. 여기에 펩시코도 참여했다. 펩시코의 CEO인 라몬 라구아르타는 “지속적인 수화 교육, 강화된 장애 혜택, 장애인의 자아 정체감 같은 포괄적인 실천을 통해 우리는 장애인들이 최대한의 잠재력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펩시코는 역사적으로 배제된 사람들과 소외된 사업 및 지역사회에 대한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사업부인 다문화 사업 및 형평성 개발 부서를 출범했다. 구체적으로는 △흑인 및 히스패닉계 대표성 증대 △채용 활동 확대 △다양한 공급업체에 대한 지출 증가 △소수민족 소유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다문화 공동체에서 소매 업체 비즈니스 개발 가속화 △다양한 공급 업체 및 파트너에 대한 투자 및 지원 △주요 다문화 집단에서의 소비자 인식 및 판매 향상 △다양한 집단을 위한 노력에 나서게 된다. [4]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인 pep+ 중 하나는 ‘인종 평등 여정’(REJ Racial Equality Journey)으로, 흑인 및 히스패닉 대표성을 증가시키고, 채용 노력을 확대하고, 다양한 공급업체와의 지출을 늘리고, 소수자가 운용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등에 5억7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포함하고 있다.

기업의 이익과 지역의 성장 연계

펩시 멕시코는 기업의 이익을 지역의 성장과 연계한 우수한 사례다. 펩시 멕시코의 과자사업부는 비싸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수입산 팜유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해바라기유의 안정적 공급이 어렵고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펩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멕시코 정부, 미주개발은행과 협력해 해바라기 농장을 운영하는 농부들을 대상으로 인센티브 및 교육을 제공했다. 그 결과, 멕시코에는 현재 5만 헥타르 이상의 해바라기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농부들은 해바라기 재배로 돈을 벌고, 소비자들은 팜유로 인한 심장병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펩시는 현지자원 조달을 통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재료를 공급받는 윈윈 전략이 된 것이죠. [2]

의사결정권자들의 지원

ESG의 한 축이 지배구조(Governance).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 의사결정권자들의 의견은 대단히 중요하다. 펩시는 PwP 실현을 위해 경영진 및 이사회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인식 변화는 쉽지 않다. 

​일례로 PwP 개념을 도입한 이후에도 Tropicana 브랜드 담당자는 고당도의 탄산 오렌지 음료를 제품군에 추가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탄산음료로 일컬어지는 달달한 음료를 지양하는 펩시의 경영 이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죠. 다행히 이사진들은 PwP를 지지했다. 

​펩시가 PwP에 반하는 기업의 인수를 시도할 때는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죠. 펩시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의 연간 예산 중 일정 비율을 지속가능투자기금으로 조성하여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혁신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경영진과 해외법인 관리자, 중간관리자까지 PwP 목표를 설정하도록 해 이를 성과평가에 반영하여 수당 및 보너스를 지급했다. 이렇듯 의사결정권자들의 지원 하에 인드라 누이는 경영 전반에 PwP 전략을 녹여내 직원부터 경영진까지 모두가 PwP를 달성해야 할 하나의 목표로 인식할 수 있었다. 

한국 시장에서 펩시와 코카콜라 판매현황

롯데칠성음료가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내놨다. 견조했던 음료 부문 실적마저 떨어지며 주류 부문의 적자 폭을 상쇄하지 못한 탓이다. 반면 같은 음료 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LG생활건강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하며 희비가 교차했다.  뉴스웨이 2020.05.18 김민지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내놨다. 견조했던 음료 부문 실적마저 떨어지며 주류 부문의 적자 폭을 상쇄하지 못한 탓이다. 반면 같은 음료 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LG생활건강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하며 희비가 교차했다. 뉴스웨이 2020.05.18 김민지 기자

​[참고자료]

  1. 한스경제 2022.01.7 펩시코 “2030년까지 과자포장에서 화석기반 플라스틱 제거”

  2. ESG경제 2021.09.16 "세계는 ESG 혁신 중...펩시코, ESG목표 글로벌 확장"

  3. 한스경제 2022.03.28 "펩시코, pep+이니셔티브로 지속 가능 경영과 ESG 실천하는 식품 기업"

  4. 한스경제 2022.02.21 펩시코 "다문화 사업 및 형평성 개발기구 출범"...인종 다양성 확대

  5. 제주도폐가살리기협동조합 2021.03.15 펩시(Pepsi)의 지속가능경영, 목적이 있는 성과(Performance with Purpose, PwP)

  6. Becoming a Better Corporate Citizen(Harvard Business Review, 2020)

  7. How Indra Nooyi built Pepsi for the future(CN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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