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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구 칼럼] 태극기 집회 한복판을 지나며

박충구
  • 입력 2022.10.2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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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증언

1. 태극기 집회 한복판을 지나며

지난 토요일, 촛불 집회 참석차 시청 앞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광화문 근처에서 버스 기사는 인파에 밀려 더 이상 노선에 따라 운행할 수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하차하여 시청 앞까지 걸어가야 했다. 내가 버스에서 내린 지점은 하필이면 고래고래 스피커가 터져라 하고 외쳐대는 태극기 부대 한가운데였다. 거친 분위기에 나 자신도 다소 앞도 되었다. 

길이 너무나 혼잡하여 광화문 지하도에서 동아일보 쪽으로 나와 다시 지하도로 서울시 의회 쪽으로 나오니  전광훈이가 집회를 인도하며 주술을 외듯 사도신경을 복창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정치집회에서 사도신경이라니, 웃음이 피식 나왔다. 순진한 신도들에게 이 집회가 예수 중심의 신앙 고백을 하는 집회이니 안심하라는 의도다. 친윤석열 정치 집회에 신도들을 불러모아놓고, 슬쩍 사도신경을 끼워 넣고서 이 집회가 마치 기독교 집회인 것으로 위장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여지없는 흉악한 백색 테러집단이었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박충구 교수(사진=박충구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박충구 교수(사진=박충구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참으로 사악하다.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니 그 어느 누구도 전광훈이를 따라 사도신경을 암송하지 않는다. 따라 하기에는 부끄러운 게다. 문재인과 이재명을 향한 저주와 막말이 차고 넘쳤다. 전광훈이는 악마의 혼을 가지고 있는 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사회를 선의로 이끌어가던 한국 기독교 120년의 역사를 천박한 막말 잔치의 현장에 쳐박아넣으며 영성은커녕 지성도, 도덕성도 다 날려 버리고 있다. 이렇게 조잡해진 기독교를 누가 신뢰하고 흠앙할 것인가?   

사회자가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태극기부대 자기네 세력에 위압되어 집회를 하지 못하고 해산했다며, 마치 축귀하듯 기괴한 목소리로 여러 차례 “물러갈지어다!”를 외치더니 ‘할렐루야’를 연발한다.  정말, 거짓말도 천연덕스럽게 대놓고 잘한다. 태극기 부대를 가로지르면서 나는 그들의 속성을 쉽게 인지할 수 있었다. 시청 앞 남대문을 향한 도로에 올라서니 이미 촛불을 든 시민들이 촘촘히 대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해산하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무리는 점점 더 커져만갔다.

2. 시청 앞에서 만난 민주시민들

기다리고 계실 여러 벗들을 만나기 위해 덕수궁 옆 할리스 커피로 들어섰으나 그곳은 약속 장소인 할리스 커피 태평로 점이 아니었다. 점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다시 지하도를 건너 태평로를 따라 남대문 가까이 가다가 할리스 커피숍 앞에서 김근수 소장을 반갑게 만났다.   

그곳에는 이미 가톨릭 신부, 성공회 신부, 개신교 목사 여럿을 비롯해 김영 교수 부부, 정종훈 교수 등이 모여 있었다. 광주에서 올라온 성공회 김경일 신부와 명함을 주고받고 보니, 나는 “생명과 평화 연구소“, 정 신부님은 ”생명평화 결사”라는 글귀가 적힌 명함이었다. 주변 분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나의 아우 목사와 가까운 이들도 있었다.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 이들이다.

만나는 이들마다 인사를 건네며, ‘페이스 북에서  교수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라고 하신다. 요즈음 마음이 상해서 긴 글을 쓰지 못하고 이따금 분기에 찬 속내를 내보이곤 했는데, 속을 드러내 보인 것 같아서 가슴이 뜨끔하였다. 잠간 숨을 고르고, 김영 교수님이 파리에서 사다 주신 목도리를 목에 감고, 집회 현장으로 나갔다. 촛불집회는 태극기 집회와는 몇 가지 점에서 선명하게 달랐다. 악을 쓰며 선동하는 이도 없고, 강제로 끌려나온 이도 없었다. 일종의 우애로 하나가 된  마음으로 질서정연하게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어린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노랑 풍선을 단 가족도 있었다. 사납기보다는 매우 평화로웠다. 남녀노소가 어우러져 주권자로서, 우리는 검찰파쇼 정권의 함량미달을 고발하고, 윤석열의 퇴진을 요구했다. 

김영 교수께서 파리에서 살고 있는 따님 집에서 머물다가 귀국하실 때 똑같은 목도리를 네 개 사오셔서 나를 포함하여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 소장, 정종훈 연세대 교목실장의 목에 감아 주셨다. 앞으로 찬바람이 불때 촛불을 들어야 할 것 같아서 사오셨다고 했다. 목도리와 더불어 베레모도 사 오셨는데, 우리는 목도리와 베레모를 쓰고 4게바라라고 부르며 함께 파안대소를 하기도 했었다. 저절로 4인방이 된 셈이다.^^ 우리는 불의한 파쇼에 저항하며 혁명의 기수로 살았던 체게바라의 정신을 더불어 나누는 동지가 되었다. 

그동안 촛불집회는 십여 차례 진행되어 왔으나 지난 토요일은 전국에서 모이던 산발적인 집회의 역량을 모아 결집된 의사를 표명하고 싶은 뜻이 모아진 자리가 되었다. 나는 한 열흘 감기로 고생한 끝이라 집에서 유튜브로 참석할까 생각하다가 4게바라가 함께 모이는 자리에 빠지기 싫어 힘을 내서 나갔던 것이다. 우연히 태극기 부대 한 가운데를 지나온 터라, 자연스럽게 두 집회의 성격을 인지할 수 있었다. 

3. 태극기 집회 풍경 몇 가지

태극기 집회는 전광훈이가 엮어놓은 한기총 기독교 네트워크를 통해 동원된 이들이 참석하는 양상이어서 기독교 신자들이 많았다. 이들은 자발적 참여자가 아니라 동원된 참여자들이다. 난데없이 문재인, 이재명 구속 수사를 외쳐대는 사회자의 선창에 동조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기독교 신자들이 왜 문재인, 이재명 구속 수사를 외쳐대야 할 것인지 납득이 안 되었기 때문이리라. 참여자의 소리보다 사람을 불러 모아놓고 무대에서 고성능 스피커로 야단법석을 떠는 유형의 집회였다.

태극기 집회 참석자의 특징은 대부분 나이가 든 아주머니들이라는 것이었다. 교회에서 동원한 사람들은 90%가 중년 여성이다. 물론 여기에 열성 청년들이 간간히 끼어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동원되어 나온 중년 여성들, 내 눈에는 교회 집사나 권사들을 포함한 여성 평신도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전광훈이는 이들의 행위를 신앙적 행위로 가장하기 위한 꼼수, 정치집회를 기독교 집회로 가장하기 위해 사도신경을 합창하게 했다. 이런 현장을 직면하니 전광훈이가 매우 사악하고 교활한 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의 신앙고백을 정치적 목적을 위하여 이용하다니....진정한 목사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는 것이다. 생각 없는 멍청한 신자라면 몰라도, 생각이 바로 선 신자라면 저런 사악한 짓에 놀아나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평화주의자가 아니라, 공산당, 빨갱이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반공주의자로 훈련이 되어 있다. 교회에서 허구한 날 옛날 옛적 북한 공산당의 만행을 레코드판 틀어놓듯이 반복하여 수십 년 동안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누가 빨갱이고, 공산당인지를 분별할 능력이 없다. 다만 목사들이 빨갱이 정권이라고 하면 문재인 정권은 빨갱이 정권이 된다고 생각하는 무지렁이들이다. 그래서 선동을 잘 당한다. 문제는 이들보다 이들을 선동하는 목사들의 영적 파산상태다. 이런 자들은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4. 빨갱이 타령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 이들 모두는 역사적으로 심판을 받은 자들이거나  독재자의 후예들이다. 이승만은 4.19 혁명에 의해 쫓겨났고, 박정희는 암살을 당했고, 전두환은 사형, 이명박 박근혜는 부정행위로 20년 이상의 형을 받은, 부패하고 무능한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우리 근대사가 증명해주고 있는 사실들이다. 그런데 소위 보수적인 신앙을 교사하는 목사들이 이런 독재자나 범죄자들 편에 서서 민주주의자들을 비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독재자나 범죄자들이 보수적인 목사들과 한 가지 프레임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분모는 부패한 반공주의다. 그래서 이들은 정적을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 빨갱이나 공산주의자로 몰아가는 것이다. 반공을 외치면 무엇인가 자신들이 마치 무슨 사상 투쟁이나 하는 자들이 되는 양 허세를 떤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전광훈 같은 사이비 목사에 끌려 다니는 기독교인들은 “독재나 부정행위보다 공산주의가 더 싫다“는 단순 도식을 가지고 세상을 판단한다. 문제는 정치가들이나 정치 목사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능력이 신도들에게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기 목사들이 가르쳐주는 대로 빨갱이, 공산주의자를 증오하는 무리가 되어 줄지어 다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수 신앙을 가르치는 목사가 인도하는 교회에서는 일종의 정치적 사기와 속임수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빨갱이 증오, 공산주의자 혐오가 마치 기독교 신앙의 일부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광화문에 나와 ”나는 빨갱이가 싫어요!“라며 태극기를 흔들어 대는 ”늙은 이승복“이 노릇을 하는 것이다. 

누가 빨갱이인가? 

누가 공산주의자인가? 

문재인이 빨갱이라면 우리 국민은 빨갱이를 뽑아서 지난 5년 동안 빨갱이 정권 맛을 본 셈이다. 과연, 악마 정권이었나? 

이재명이가 빨갱이라면 성남 시민은 빨갱이를 뽑아서 빨갱이 시장을 경험했고, 또 경기도민은 이재명 빨갱이를 다시 또 뽑아서 5년 동안 빨갱이 도지사를 경험한 것이다. 과연 그 어느 정치가보다 약속했던 공약사항을 가장 많이 지킨 그가 악마 시장이었나? 

그런데, 사람들은 문재인이 비록 마음에 안들어도 부정부패의 대명사인 이명박보다 잘 했다고 생각하고, 탄핵 당한 박근혜 보다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이재명이도 성남시에서,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잘 했다” 라는 평가가 나오니, 사람들이 이젠, 문재인이나 이재명이가 진짜 빨갱이가 아닌가봐... 라고 수군거리게 된 것이다. 

그러자, 또다시 전광훈이 같은 사이비가 나와서 문재인 빨갱이, 이재명 빨갱이라며 떠들고 있고, 윤석열이는 전 정권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면서 없던 일도 만들어 흠을 내려고 한다. 문재인이가 빨갱이임을 입증하려고 “해수부 직원” 월북을 모의했다는 혐의를 걸고,  50억 받은 저희 편들은 방면 해주거나 건드리지도 않고 갑자기 감옥에 있던 유동규를 내보내면서 이재명이가 대장동에서 정치자금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을 맞춰, 광화문에서는 전광훈이가 나타나 문재인, 이재명 구속을 외치는 것이다. 거기에 천진난만한 기독교 신자들이 영혼이 빠진 듯 복창하는 기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신실한 기독교인이라면 정신 바로 차려야 한다. 

5. 오래된 수법: 거짓증언 

 

평화를 위해서 일하면 빨갱이가 되는 세상, 이것이 기독교가 바라는 세상이고 예수의 가르침인가? 

거짓증언은 대한민국 검찰이 사람 잡는 필수 방정식이 되었다.

한명숙, 유시민을 잡아넣고 싶어 안달이 났던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주었다고만 말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거야.”

“...받았다고만 말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거야.”

“.....표창장 본 적이 없다고만 말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거야.”

“....고맙다고 말했다고만 말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거야.”

예수를 처형하기로 작정하고 모의했던 성직자들이 있었다. 이들이 예수를 치기위해 동원한 것도 모두 거짓증언이었다.  

마가복음 14장을 읽어 보라.

“대제사장들과 온 공회가 예수를 죽이려고 그를 칠 증거를 찾되 얻지 못하니 56이는 예수를 쳐서 거짓 증거 하는 자가 많으나 그 증거가 서로 합하지 못함이라 57어떤 사람들이 일어나 예수를 쳐서 거짓 증거 하여 가로되 58우리가 그의 말을 들으니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내가 헐고 손으로 짓지 아니한 다른 성전을 사흘에 지으리라 하더라 하되 59오히려 그 증거도 서로 합하지 않더라 60대제사장이 가운데 일어서서 예수에게 물어 가로되 너는 아무 대답도 없느냐 이 사람들의 너를 치는 증거가 어떠하냐 하되 61잠잠하고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거늘 대제사장이 다시 물어 가로되 네가 찬송 받을 자의 아들 그리스도냐 62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 63대제사장이 자기 옷을 찢으며 가로되 우리가 어찌 더 증인을 요구하리요 64그 참람한 말을 너희가 들었도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뇨 하니 저희가 다 예수를 사형에 해당한 자로 정죄하고 65혹은 그에게 침을 뱉으며 그의 얼굴을 가리고 주먹으로 치며 가로되 선지자 노릇을 하라 하고 하속들은 손바닥으로 치더라.”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대제사장들이 사용한 오래된 수법, 그것은 정직하지 못한 자들을 내세워 거짓증언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들의 목적은 민중을 선동하여 예수를 죽이라고 소리치게 만드는 것이었다. 

전광훈이가 신자들을 광화문에 불러 놓고 하는 짓도 여지없이 이것과 같다.  광화문의 전광훈은 옛 대제사장을 닮아도 너무 닮았다. 광화문의 신자들은 산헤드린에 모여 예수를 죽이라고 소리를 지르던 어리적은 군중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이들이 예수 시대에 태어났다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사람들이다. 

6. 결론

정신 차리자!

만약, 무수한 거짓 증언이 없었다면 오늘의 윤석열 검찰파쇼는 존재할 수 없다. 존재해서는 안 될 부정한 정권은 하루라도 빨리 사라져야 한다.  

하다못해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반장이 20%대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면, 스스로 사퇴한다.  염치가 있기 때문이다. 신뢰받지 못하는 반장으로 머무는 것이 자신에게 모욕이고 불명예스러운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영국 총리도 국민의 신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45일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자기 권력욕이나 정치적 이익보다 국가를 사랑하는 애국심과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어떠할까?  대통령이 된 지 6개월도 안 되어 3개월째 지지율 바닥이다. 검찰 출신과 권력 나눠먹기와 무능, 정직하지 못한 언행, 품위없는 짓 등등, 대통령으로서 함량미달이 여지없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성실함으로 보여 스스로 유능함을 드러내기보다 전정권만 탓하며 흠을 찾는데 혈안이 된 정권이다.  

외치에서는 국격을 여지없이 떨어뜨리고 다니고, 내치에서는 협치보다 철지난 주사파 타령이나하며 공안정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가 정권을 잡은 후 대북 관계는 초긴장, 욱일기를 단 일본 전함까지 독도 주변으로 불러들였고,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는 커녕 미사일이 날아 다니고 있다.  경제는 억망, 전국민이 불안해 하기 시작했다. 이런 점들을 미루어 나는 하루라도 빨리 윤 정권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 나라와 민족이 평화와 번영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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