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잊을 수 없는 부끄러운 날

김문영 글지
  • 입력 2022.04.17 21:4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 참사 8주기가 우리 사회에 던져주는 숙제

 

 

2014년 4월 16일은 대한민국 국가시스템이 무너져내려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 민낯이 부끄럽게 드러나던 날이었다. 조선업 세계 1위라는 나라가 36년 동안 이 땅을 강점하고 도륙했던 못된 일본이 18년 동안이나 사용하던 중고 배를 들여와 인천에서 제주까지 서해와 남해를 잇는 뱃길을 열었다.

세월호! 

그 배는 고장난 대한민국이었다.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에 피어나지 못한 꽃봉오리 단원고 학생과 많은 생명이 맹골수도에 가라앉았다. 이때부터 최순실 국정농단의 박근혜정부는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성난 민심은 2016년 4월 13일 여소야대를 만들며 국민의 뜻을 전달했다. 뒤이어 촛불을 들어 박근혜 정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촛불의 힘은 결국 정권을 교체했다. 촛불혁명이었다. 고장난 대한민국을 수리해줄 것을 간절히 소망했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고쳐야 했다. 잊지말고 고쳐야 했다. 그러나 문재인 촛불정부는 겸손 협치 엄중을 내세우며 우유부단 눈치보기 기회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촛불 국민들은 참고 또 참으며 제대로 고치라고 사상 초유의 180석의 국회 의석까지 몰아줬다. 그렇지만 촛불 정권은 적폐들의 난동에 휘둘려 갈피를 잡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난동에 항복하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군대공화국 군부독재가 국민들을 억압하던 정치를 가열찬 민주화 투쟁으로 간신히 끝냈더니 군인대신 검찰이 권력을 움켜쥐고 검찰공화국 검찰독재를 진행하고 있다. 지켜보는 촛불국민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8년전 세월호의 침몰을 망연자실 바라보면서 타들어가던 마음 졸임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기약도 없이 아이들을 기다리던 유가족들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진도 팽목항에 검푸른 물결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끝내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해 이별조차 하지 못했던 미수습자 가족들의 아픔은 검푸른 바다보다 훨씬 깊었다.

살아남은 우리는 그날의 아픔과 충격을 통해 고장난 국가시스템을 고치고 국민안전을 위해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자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울부짖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숙제들이 고스란이 남아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게속해야 한다.

18살에 이 세상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의 친구들은 이제 26살이 됐다. 세월호 세대가 우리 사회의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장난 국가시스템에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이 나이드는 만큼 우리 사회도 더 안전하고 성숙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304명 희생자들을 온전히 잊지 않고 기억하는 방법이다.

진도 팽목항에서 있었던 세월호 8주년 기억식은 억울하게 죽어간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오늘을 살고 있는 모든 국민들에게 2014년 4월 16일 결코 잊을 수 없는 부끄러운 날임을 일깨워주었다. 세월호가 계기가 되어 촛불을 밝혀 탄생시킨 그래서 믿고 또 믿었던 문재인정부는 촛불의 꿈을 수용하지 못했다. 속시원하게 진상규명을 하지 못했다. 세월호침몰 대참사의 진실과 책임자 규명은 대한민국 역사의 명령이다. 그 당시 국가재난콘트럴타워 책임자도 밝혀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7시간 행방도 분명하게 밝혀야 대한민국의 역사를 올바로 세울 수 있다.

진실은 결코 가라앉지 않는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결코 잊을 수 없다. 2022년 4월 16일의 팽목항, 세찬 바람과 높은 파도는 '가만히 있으라'는 그 날의 지시가 가슴아프게 들려오고 있었다. 세월호의 모든 진실이 밝혀져야 차디찬 바다 속에서 숨져간 억울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맘 편하게 하늘나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세월호냐?' 라며 비아냥거리는 아가리들을 찢어놓기 전에는 세월호는 끝날 수 없다. 2014년 4월 16일 부끄러운 이 날을 대한민국은 결코 잊을 수 없다.

후세는 문재인 정권의 업적을 얼마나 인정할까? 문재인 정권의 출발점은 "세월호의 비극"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은 집권 동안에 세월호 사건의 원인과 과정을 철저히 밝혔어야 했다. 세월호 사건으로부터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어떤 방향과 힘을 발견하였는가? 이러한 역사적 질문에 문재인 정권은 정직하게 대답해야 한다. 세월호로 인하여 일어난 성난 민심의 바닷물 속으로 내던져진 국가 안전시스템의 파괴 때문에 국민들은 촛불을 밝혀 혁명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 혁명은 이 땅에서 제도적 비리를 근원적으로 청산하라는 명령이었다. 요약하자면 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이었다. 문재인 정권이 특권기관의 상징인 검찰과 사법기관의 전면적인 개혁을 숙제로 떠안게 된 것은 역사적 필연이었다. 그런데 문재인정권은 사법부를 비롯한 구시대 특권층의 제도적 악습을 타파하는데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단식까지 했었다.그러나 임기가 끝나는 지금까지 진상이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서글픈 일이다.

잊을 수 없는 부끄러운 날을 언제까지 방치해둘 것인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탄생한 촛불정부 문재인 정권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국가시스템이 무너진 진상을 규명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로 세울 수 없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탄생한 촛불정부 문재인 정권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국가시스템이 무너진 진상을 규명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로 세울 수 없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