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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525] 리뷰: 김유빈 피아노 독주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2.02.09 09:17
  • 수정 2022.02.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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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 화요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인구감소로 인해 정원을 채울 수 없게 되자 학위수여 및 취업비자 알선 등의 목적으로 지방대들이 마구잡이로 유학생을 받아들이자 호떡집에 불났다. 어느 한 국가에서 (나라명은 언급하지 않겠다) 건너온 수준 미달 유학생들의 교양 없고 몰상식한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게 한두번이 아니다. 작년 10월의 어느 연주회에서는 충청도의 H대학 과잠바를 입은 일련의 무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심지어 연주 도중에 이동을 하질 않나 별이별 해괴한 짓을 벌이더니 이번에도 베토벤 연주 내내 2명이 버젓이 사진 찍고 핸드폰 계속하고 톡으로 찍은 사진 올리면서 문자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아 화가 났는데 역시나 알고 보니 ㅇㅇ 유학생이었다. 첫 곡 끝나고 하우스 어셔가 부리나케 달려왔고 핸드폰 꺼주라는 한국말도 못 알아 들어 Handphone off를 강조하고 나서야 끄더라. 그리고 남은 곡 연주시는 머리를 의자에 젖히고 상념에 젖더라. 육안으론 그들이 우리 자국민인지 외국인인지 구별이 안 가니 괜한 오해를 할 수 있을 정도인데 우리 국민들은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계가 철저히 학생 그리고 지인 위주로만 돌아가니 자신의 선생 연주회 때 눈도장을 찍고 자리를 채워주려 온다. 어디가나 쪽수,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오는 그네들의 만행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김치도 자기네꺼, 한복도 자기네꺼라고 우기는 문화공정을 일삼다가 엊그제 올림픽에서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편파판정으로 혐오가 극에 달해 있는데 기름을 부은 격이다. 오호통재라! 눈치나 보면서 제대로 한마디로 못하는 정부가 밉다. 소국의 비애만 뼈저리게 느낀다.

태연자약의 피아니스트 김유빈 독주회
태연자약의 피아니스트 김유빈 독주회

자~~흥분을 가라앉히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피아니스트 김유빈은 베토벤 15번 소나타에서 지극히 안정적이고 모범적인 고전소나타의 전형을 보여줬다. 오랜 기간 연마했거나 많이 연주한 듯이 몸에 체화된 편안함의 정형이었다. 무엇보다 김유빈은 차분했다. 입장부터 여유 있고 근엄했다. 그 어렵디 어려운 라벨의 '온딘'에 가서도 태연자약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반적인 피아노 독주회라고 하면 잔뜩 긴장해 시작부터 손을 어찌할지 몰라 비비꼬면서 손수건으로 손의 땀과 건반을 닦고 애꿎는 의자 핸들을 돌리고(이해 못 할 일이다. 왜 앉을 때마다 교정???)부잡하기 이를 데 없는데 김유빈은 그런 잡스러운 행동 일절 안 하고 심호흡 한 번으로 자신의 바이오리듬을 고르더니 연주에 몰입했다. 그건 오늘 연주한 곡이 김유빈에게 체화되어 있고 '나의 무대'라는 자신감의 발로다.(속내는 누가 알겠냐마는 포커페이스도 연주자의 기술이다) 그러니 듣는 사람도 지극히 편하고 따뜻하다. 긍정, 확신, 당당의 기운이 그대로 객석까지 전해져 포근하다. 안정적이고 입체적이면서 다양한 장면전환과 배열의 합인 김유빈의 미장센이 돋보인 <밤의 가스파르>였다.

피아니스트 김유빈

2부의 슈만에서는 1부의 그 피아니스트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고 잊을만하면 미스터치가 뾰족한 밤톨같이 머리를 때려 집중이 깨졌다. 계속 듣다 보니 전체적으로 확실한 리듬감과 탄탄한 기본기를 소유한 학자풍의 피아니스트 김유빈의 탓이 아니라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인간의 신체구조에 친화적이지 않고 몸에 무리가 심하게 오게 작곡된 슈만의 초기 피아노 곡에 문제가 있다. 슈만 스스로도 피아니스트로 성공하겠다는 과도한 집념에 가족력인 광기까지 겹쳐 검증되지 않는 피아노 연습법을 통해 자신을 혹사하다 팔을 망가트렸는데 그게 그대로 작곡으로 투영되어 듣고 보기엔 라벨보다 쉬워 보이지만 제대로 치기 어려운 피아노곡을 남긴 슈만의 오기 탓이다. 슈만의 환상곡의 2악장이나 교향적 연습곡을 보다가 후기의 과대망상과 붓기가 제거된 곡을 치면 어려운 건 피차일반이지만 무리가 덜 간다.

커튼콜

김유빈의 속전속결은 앙코르로 이어졌다. 1번의 커튼콜 이후 으레 다시 무대 뒤로 들어갔다 나오겠지 하는 예상을 깨고 곧바로 앉더니 쇼팽의 전주곡을 선사했다. 다시 1부의 김유빈같이 담백하면서 우아하고 편했다. 쇼팽에서 슈만과는 다른 김유빈의 익숙한 상냥함이 다시 묻어났고 풍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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