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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수

김홍관 시인
  • 입력 2021.07.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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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수

 

북두칠성이 뒤꼍 샘물에 담기면

어머니는 하얀 대접에 물을 담았다.

대접은 부엌 북쪽 정갈하게 소지된 자리에 앉히고

어머니의 기도는 시작된다.

 

그 시각

북두칠성은 동서로 길게 흐르는 은하수 강물을 국자에 담는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칠성님께 비나이다

천지신명 하눌님께

두 손모아 비나이다

더도 말고 둘도 말고

그저 우리 자손들이

마음먹은 일들일랑

칠성님의 뜻과 같이

잘 되게만 해줍소서

 

손바닥은 일에 찌들어

소나무 껍질만큼 거칠어 지셨지만

자식들 위하는 마음만은

세상 어떤 것보다 부드러운 손길로

칠성님께 치성을 드리셨다.

 

부엌문에 북두칠성이 걸치면

쌀밥을 먹는다고 하는데

어머니 지극 정성에 자식들은 지금

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있지 않나 싶다.

 

새벽 밥 하시기 전에

혼잣말로 기도하시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어머니는 지금도 저 위에서 빌고 계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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