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출범 (出帆)

지난 12일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원하는 1만 5000명 규모의 전국 단위 조직인 민주평화광장 포럼이 본격 출범했다.

오늘 한자교실에서는 출범(出帆)을 파자(破字)로 알아보기로 한다.

날 출(出) 자와 돛 범(帆) 자를 쓴다.

出 자는 山 봉우리가 겹쳐진 형상이다. 出 자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샘솟다, 뛰어나다’라는 뜻과, ‘내쫓다, 추방하다’라는 뜻이 있다. 무리 중에 특출 나게 뛰어난 자를 내친다로 해석이 가능하다.

돛 범(帆) 자는 수건 건(巾)과 무릇 범(凡)의 조합이다.

수건을 걸어 놓은 모습을 본 뜬 것이 ‘巾’이다.

바람 풍(風) 자에서 벌레 훼(虫) 자가 빠져나오면 범(凡) 자가 된다. 네이버 한자 사전에서는 새를 표현했지만 필자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메뚜기를 ‘虫’로 봤다.

巾 자는 배 바닥에 세운 기둥에 매어 펴 올리고 내리고 할 수 있도록 만든 넓은 천을 나타냈고, 凡 자는 풍향(風向)을 의미했으며 겸해서 소리 음(音)의 뜻도 담당했다.

이 두 글자는 자형만 다르지 뜻은 동일하다. 䑺 자에 바람 풍(風) 자가 들어간 것을 보면 帆 자에 들어간 凡 자가 風에서 虫가 빠져나간 것을 알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각 후보들의 출범식이 시작된다. 시류(時流) 따라 옮겨 다니는 철새가 아닌, 개인의 이익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후보를 가려내는 혜안(慧眼)과, 그의 능력을 끝까지 믿고 함께 하는 그런 사람들이 모였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4년 동안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흠으로 보겠지만, 인사(人事)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또한 크다고 본다.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일이다. 당내에서 인정받는 사람보다 국민들이 믿고 신뢰하는 대선후보를 선출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문재인 정권의 인사 발령 오류를 잡을 수 있는 최선의 기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