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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교마을의 봄' 윤한로 시인, 두 번째 시집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발표

권용
  • 입력 2021.04.16 19:09
  • 수정 2021.04.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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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인이 ‘메추라기 사랑노래’라는 시집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낸다.

윤한로 시인이 ‘메추라기 사랑노래’라는 시집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낸다. 10여년 전부터 인터넷 매체에 1주일에 1편 이상씩 연재하면서 줄기차게 시를 썼다. 시인의 본격적인 시 쓰기는 1981년 신춘문예에 동시 ‘분교마을의 봄’이 당선되면서다. 이 작품은 일반 시에 못지않은 뛰어난 비유와 함축성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시인의 동심은 삶의 고뇌와 본질에 대한 깊은 인식에 뿌리박고 이를 수준 높은 반어로 표현한다. 그리고 이러한 원숙한 언어를 통하여 다시 동시를 훨씬 넘어서는 동심을 형상화해 내고 있다.

시인의 가족에 대한 애정, 특히 소외된 현대 아버지, 가부장의 정체성 상실에 대한 연민은 세계와 자연을 향한 깊은 사유 못지않은 통렬한 체험 영역이다. 가난과 수치와 갈등과 모순과 그러나 핏속 깊이 밴 순박함은 어쩌면 이 시집 전체의 언어와 사색의 바탕을 이룬다.

또한 돈독한 신앙생활에서 얻어지는 사회에 대한 배려, 즉 가난한 사람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시집 여러 곳에서 소박하고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

가정과 직장 사회생활을 삼위일체로 하면서 부드럽고 따뜻하고 맑고 겸손하고 진실한 삶을 살던 시인은 복잡한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충청도 가재골로 귀촌한다. 도시의 지극히 이기적이고 삭막한 생활에 대한 염증과 자연에 대한 동경이 동시에 작용했다.

이제 시인은 촌에 살면서도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에 대해 분노한다. 그의 분노는 조용한 특징이 있다. 핏대를 높이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법이 없다. 그래서 더 힘이 세다. 얕게 흐르는 여울물이 소리가 요란하고 깊게 흐르는 강물이 소리가 없는 이치다.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요란한 외침으로 촛불의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인은 이순을 지나 고희로 달려가고 있다. 귀가 순해져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를 지나 뜻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 나이가 다가온다. 시인의 시에는 가식과 거짓이 없다. 진실과 정의로 넘쳐흐른다. 늙어갈수록 시에 대한 그의 열정은 활활 타오른다. 시처럼 살고자 하는 꼿꼿한 기개가 드높다. ‘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에 실린 시들은 현실의 부조리를 나무란다. 우리말과 글에 대한 시인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김문영 시인은 “윤한로 시인은 촌에 살면서도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에 대해 분노한다. 그의 분노에는 조용한 특징이 있다. 나처럼 핏대를 높이거나 목소리를 높이는 법이 없다. 그래서 더 힘이 세다. 얕게 흐르는 여울물이 소리가 요란하고 깊게 흐르는 강물이 소리가 없는 이치다. 특정한 소재를 놓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깊고 넓음을 이해하고 무릎을 칠 때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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