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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과 백

김홍관 시인
  • 입력 2020.11.30 13:30
  • 수정 2021.06.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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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문학 김홍관 시인의 시집 '씨'에 부록된 시 '혼과 백' 입니다.

나로 인해 생겨난

나를 따라 움직이는 너는

분명 내가 백이라면

너는 나의 혼일 게다.

 

볕을 등지고

휴대폰 셔터를 누르다가

나는 나의 혼을 보았다.

 

녀석은 검은 옷을 입었고

나에게 들킬까 봐

바닥에 납짝 엎드려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몸을 돌려 해를 바라보니

녀석은 내 뒤로 숨더군.

 

바닥에 비친 녀석의 모습은

내 생김과 흡사했는데

키가 제멋대로 자라더군.

 

나 살아 있는 동안 늘 함께하다

눈감고 잘 때면

자유여행을 한다지?

 

나 죽어 없어지더라도

녀석은 남는다 하니

이제 내가 나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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