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상대녀에게 긴요하게 써먹을 수 있는 몇 가지 대사를 나열해볼까 한다. 먼저 ‘오늘이 수요일이라고요? 이런 난 오늘이 주말인 줄 잠시 착각했습니다. 당신을 보고 있자니 모든 게 주말 분위기가 나는군요.’ 이러면서 ‘날 보고 있으면 월요일 느낌이 나지 않습니까?’ 하고 물어보면 더 좋다. 이때 상대가 ‘어머 왜요?’ 하면 ‘난 지루한 사람이죠. 상대를 재미있게 하거나 들뜨게 하지는 못하는 편입니다.’하고 자기비하를 하면 된다. 이렇게 자기를 시답잖게 생각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무한한 동정심을 품고 격려의 말을 건네고 싶어 한다.
또 다른 대사로는 ‘문중에 어떤 어른이 계셨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하고 뜬금없이 던지는 질문이 있다. 상대녀는 의아한 얼굴로 당신을 쳐다볼 것이다. 줄곧 쳐다만 보거나 속으로 ‘미치지 않았니?’하다가 정색을 하고 ‘듣기론 좌의정이 두 분, 이조판서가 한 분, 장군도 두세 분 계셨다는 군요.’ 하고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대답하고 만다. 이때 당신은 무릎을 치고 ‘그러면 그렇지. 얼굴과 자태에 흐르는 천년의 기품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 또한 사대부 집안의 후손이지만 처자를 보는 순간 필름을 거꾸로 감는 듯 이조 6백년 역사의 흐름이 한눈에 잡혔습니다. 우리는 그 언젠가 과거의 그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지 않던가요?’ 뭐 이런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 다른 건 빼먹어도 좋지만 ‘기품’ ‘자태’ 이런 좋은 단어는 빠뜨리면 안 된다.
효과가 빠른 대사가 있다. ‘돈은 크게 구애는 받지 않습니다만 마땅히 쓸 데도 없더라고요. 혼자 비싼 음식을 먹고 유럽 고성 투어를 하고 수입 뮤지컬을 보면 뭐 하겠습니까? 뭐든 함께 나눌 사람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젠 고독에 지쳤다고나 할까요? 크루즈 여행 같은 평범한 것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면 특별한 것이 되지 않을까요?’ 여자가 상당히 좋아하는 대사라 하겠다. (다음 주에)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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