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1) 고구려 시조 동명성왕 주몽을 광개토태왕비문은 추모왕 鄒牟王 이라 하고, 鄒와 牟는 지금의 산동반도 지역 등에 있었던 한나라 (군)현과 차이나 각지에 남아 있다. 고구려의 고향은 지금의 산동성인가? 2) 광개토태왕비의 비문은 “惟 昔 始祖 鄒牟王之創基也. 出自北夫餘, 天帝之子, 母河伯女郞.으로 시작한다.”고구려(이 글에서는 고리 라고 한다)의 시조 추모왕을 漢字(한자)로 표기하면 鄒牟王이다. (부록1) 惟昔 (유석)에서 惟(유)는 어조사 혹은 ‘생각컨대’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之 는 문장의 취지에 맞추어 ‘
4부 염소 선생(1) 나삼수를 했습니다만겨우 들어간 대학도시 쓴답시고술 먹고 놀며 어영부영한두 학년 다니다 그만 잘렸네나그래 다시 체력장에다 예비고사를 치곤딱히 갈 덴 없어라또 같은 대학 같은 과에다시금 들어갔습죠잔뜩 지쳐잔뜩 쳐져썩어 문드러진 시쓴답시고 나, 윤 머시기 물건도 아니었습니다괴물도 아니었습니다폐인도 못 됐습니다역사와 시대와 진실에한창 젊음에욕되지 않으려머리띠하고 꽃병 던지고그런 투사도 아니었습니다그러니 진정한 술꾼도 아니었습니다생각하면 부끄럽고 쑥스럽기이루 말할 수 없으니 그렇습니다그저 중간이나 가얐다학점이나 따고졸업
2023.04.10. 01:13.몇 달 전부터 컨버스에서 새로 나온 제품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가격을 보고는 8만 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놀라서 핸드폰을 껐다. 그리 비싼 것은 아님에도 나에게 그 정도 효용이 있는지 고민을 하게 됐었다. 그러다가 당근 마켓에서 같은 종류의 신발이 싸게 나와서 바로 구매를 했다. 딱 한 번 신은 신발이었다. 풀박스 포장까지 새것 같았다.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사람이 돈 3만 원에 이렇게까지 행복해질 수 있구나 싶었다. 정말 신발을 들고뛰어보자 팔짝하면서 입이 쭉 찢어지게 귀가를 했다. 그러고
그냥 좋다 따뜻한 봄날에 내가 눈을 뜨고 세상을 볼 수 있어서 아침에 밝은 해가 환하게 웃어줘서 코끝에 묻어나는 바람이 가져오는 부드러운 냄새가 있어서 때가 되면 어김없이 꽃대를 올려 연보랏빛 미소로 반짝이는 제비꽃을 볼 수 있어서 상큼한 냉이랑 쌉싸롬한 쑥으로 콩가루 버무려 끓인 된장국을 맛볼 수 있어서 누가 뭐라 해도 가장 기분 좋은 것은 내 곁에 늘 네가 있어서...
지금도 시간은 내가 존재하는 동안만 존재한다고자기 중심적 생각으로 살 수 있다.하지만 시간은 내 존재 전에도 있었고내 존재 이후에도 흐른다. 분명한 것은 기준점이 ‘나’라는 것이다.예수의 탄생이 기원후 원년이란 것은서양사적 기준일 뿐이다.나를 중심으로 내 역사는 쓰여질 것이다. 모든 역사적 기록은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 졌을까?아니다.모든 역사적 기록은 승자의 기전체적 서술일 뿐이다.사마천의 형벌을 상기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리라. 오늘도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고꽁꽁 얼었던 개울물은 역사처럼 흘렀다.나도 그 시간만큼 자랐거나
2023.03.29. 01:30.이유 같지 않은 이유. 그런 게 있다. 나는 대본을 분석할 때나, 수업을 하면서 하는 질문, 심지어 삶을 살아가며 이유를 찾는다.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다.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장면을 더 빠르고 깊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 습관이 어느덧 내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꽤나 만족스러운 습관이라고 생각했고 자주 타인에게도 질문했다. 수업을 하고 면담을 하다 보면 권태기, 권태롭다, 혹은 지겹다는 답을 듣는다. '이렇게 해서 뭐가 될까. 할 수 있을까, 어차피 안될 거 왜 하나.' 등의 말이다. 생각해
어린이의 마음으로 쓰여진 맑고 순정한 시, 평생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살아온 시인의 궤적이 창작해낸 시어들이 시집으로 탄생했다.시인은 베트남 꽝응아이에서의 봉사활동을 비롯해 인류 공동체를 위한 희생을 자신의 시에 비추고 있다. 평생을 어린이들과 부대끼며 살다 보니 여리디 여린 맑고 깨끗한 동심이 몸과 마음에 그대로 녹아 시로 승화된다.쏟아내는 시어들이 맑고 순결하게 살아나 오염된 세상을 씻어준다. 열한 살에 알던 그 애열일곱에 만난 그녀예순 넘은 나이에 소식 들었네무슨 일인지 밤새 뒤척이다가그 이유를 알았네그 밤은 잠깐 열일곱 살이었
1. 들어가는 말1) 요遼서군이 있으면 요遼동군이 있다. 반고의 한漢서가 쓰인 시점에서 요遼서라는 지방에 요遼서군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당연히 요遼동이라는 지방에 요遼동군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요遼서와 요遼동을 구분하는 것은 (析) ‘요遼’ 라는 지역이다. ‘요遼’라는 지역에 ‘요遼산’이 있고 ‘요遼수’가 있다. 2) 한漢나라 무제때 요서가 태행산맥 서쪽이면 요동은 태행산맥 동쪽이다. 요동의 병사와 지금의 산동성에 있는 齊의 병사가 만나기로 약속한 곳은 태행산맥 동쪽이자 산동성의 서쪽, 지금은 말라버린 계택· 대륙택
1. 들어가는 말1) ‘상서’의 우공9주, ‘사기’에서 전해지는 지명과 당나라 당시의 지명을 교묘히 섞어 놓은 것이 ‘한서지리지’ 다. 황하 이북은 당나라의 강역이 아니라 대부분 고구리(려) 등 동이족의 강역이었다. 당나라로서는 황하 이북에 연고가 있는 것으로 역사를 조작하여야 황하 이북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구리(려)를 침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없던 한4군을 만들어내어야 하고 한4군과 소속 현을 도저히 찾을 수 없도록 마구 뿌려 놓은 것이다. 특이하게 한 4군으로 알려진 진번·임둔·낙랑·현도 중에서 한서지리지에 이름이
1. 들어가는 말차이나 역사책의 공식적인 시작은 사마천의 ‘사기’다. 漢字(한자)를 통하여 ‘사기’의 주무대를 찾을 수 있다. 비밀코드인 셈이다. 어떤 글자는 발음으로 표시하거나 그 씨족 · 부족 이 거주하던 곳, 장의 이름 혹은 성씨, 근처의 큰 산이나 강등 표시하기 쉬운 자연물 등을 한 글자로 나타낸다. 글자의 왼쪽에 삼수를 붙이면 근처의 강이 되고, 글자의 오른쪽에 우부방阝(邑)을 붙이면 마을이 되어 씨족 부족의 고향이 된다. 지명이나 인명의 경우 사기 주석서와 안사고의 한서 주석은 발음을 주석한 것이 많다. 반절 혹은 반 이
댓가 참 건방졌지.오후 늦은 시간에 커피라니거기다 옆에 있는 잔에도 손을 뻗은걸? 밤이 하얗게 물들었어. 그래도 위로가 되는 건그 시간에 온통 네 생각만 했어. 넓어진 방안을 네가 가득 채운 밤이었다고
2023.03.23.01:34.며칠 동안 엄청난 두통에 시달렸다. 진통제를 먹어도 잠시 그칠 뿐이었다. 지금도 완전히 나아졌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후두부가 지끈거렸다. 머리를 지긋이 손가락으로 눌러봤다. 통증이 왔다. 머리에도 근육이 있나 보다. 머리에 있는 근육이 아픈 것 같았다. 꾸준히 눌러주고 스트레칭했더니 그나마 좀 나아졌다. 가끔 이렇게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결과가 있다. 나의 직업 군에서 가장 흔한 것은 오디션이다. 어떤 오디션은 너무 못하고 나왔는데 합격 통지를 받았고 또 어떤 오디션은
2023. 03. 17. 10:56머뭇거리는 마음. 동생들과 사소한 농담을 하다가 멈칫하는 나를 발견한다. 짧은 순간 어떤 판단을 한 것 같다. 일종의 자기 검열이었다. '내가 이 말을 하는 게 적절할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덧붙여 말하자면 내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생각이 들게 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특히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하는 나날이다. 예전에는 타인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기에 바빴다. 그게 소통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더 중요했다. 지금은 아까 말한 것처럼 말할 때 자주 멈춘다. 아니, 시작하기 전에 생각해 본다.
1. 사마천의 ‘사기’ 하거서(河渠書)는 사서삼경중 하나인 서경 하서 (夏書 하나라역사)에 나오는 ‘우임금이 홍수를 다스리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금의 학벽시 준현에서 황하는 북쪽과 남쪽 2개의 물줄기로 나누어지고 북쪽 황하는 강수라는 이름으로 동북으로 흐르다가 대륙택에 다다른다. 대륙택은 지금도 존재하는 호수와 습지다. 해석의 문제가 나온다. 北載之高地,過降水,至于大陸,播為九河,同為逆河,入于勃海 九川既疏,九澤既灑, [ ‘사기 하거서(河渠書)’ ] ① 대륙택에 들어가기 전에 9갈래 였는데 대륙택에서 한 갈래로 모여져 흐르다가 (逆
봄, 그날엔 따뜻하다는 언어에는포근한 엄마의 품을 품고 있습니다. 봄은 적어도 이별이라는 의미랑은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사람이 내 마음에서 멀어져 간다 해도봄날에 이별 이야길랑은 잠깐이라도 참아주세요. 산수유가 노랑 하늘을 만들고매화꽃들이 참았던 하양과 붉은빛으로 세상을 수 놓고 있잖아요. 더러 세상을 살다 보면 서운한 일도 많아서멀어지고 싶은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별의 말을 하시려면 조금만 참았다 하세요.한창 피어나는 꽃들이 지거들랑 하실 수 없을까요. 꽃이 지는 동안당신이 사랑하고 아파했던 시간을 생각한다면 봄, 그만큼은
하늘을 우러러 볼 시간조차도 부끄러운 조국전쟁보다 무서운 적폐들의 난동이 매국으로 이어지고그물에도 걸리지않는 바람을 타고죽음을 재촉하는 희뿌연 먼지들이 날아들 때수시로 전해오는 외출을 삼가라는 [안전안내] 문자대책없는 문자를 읽으며 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 나먼지 같은 나만 한없이 부끄러워지는구나매국노들의 난동을 오히려 찬양하는 언론의 장단진실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하나 둘 모여정의를 위해 촛불들고 거리에 서면이순신 안중근 유관순 깜짝 놀라 잠에서 깨고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이 살았던윤동주 시인의 통곡이 쏟
숲은 아직도 비다. 팝콘이 터질 때. 시집을 출간하고 공저로 사랑의 역설과 문파대표 시선집등 다수를 출간했던 윤복선 시인이 2023년 3월 10일 제 28대 한국문인협회 이사로 선임되었다.한국 문인협회는 한국의 문학을 대표하는 단체로 회원 수만 14,000명에 이른다. 윤복선 시인은 계간〔문파〕 시 부문 신인상을 받고 시인으로 등단했다. 2022년 9월에는 한국여성문학회 이사로도 선임되어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윤복선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문파문학회 회장과 창시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23.03.14.01:39.연기에 가하는 목적 없는 채찍질. 근 며칠간 정말 많은 영상을 찍었다. 오디션 영상이기도 하고 촬영 영상이기도 했다. 첫 영상 까지는 마음이 괜찮았다. 그런데 오늘 연기를 보니 엉망이다. 하나씩 촬영하면서 나는 뭔가가 잘못 됐음을 직감했다. 준비도 부족했고 연기에서 어떤 것도 빛나지 않았다. 그저 조잡한 기술 몇 가지만 있을 뿐이었다. 타성에 젖어서 하던 대로 하는 연기. 장면과 인물에 대한 통찰력도 독창성도 없었다. 그래서 마음이 괴로웠다. 보통 같으면 문제를 짚어 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그냥 채찍질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앤 울버트 버지스가 쓰고 김승진 님이 번역하고 북하우스에서 2023년 2월 24일 초판이 나왔다. 가장 최근에 나온 범죄 프로파일링 기법 책이다.저자는 1936년생으로 보스턴칼리지 간호대학원 교수며 법과학, 정신 의학 전문 간호사로 20년 넘게 FBI와 일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에게 낙인찍는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앞장섰다.책이 두께에 비해 어렵지 않게 읽힌다. 자기 얘기를 덧붙이며 쉽게 친숙하게 썼으며 사례를 들어 지루하지 않다. 사례가 너무 자세해서 놀랍지만 생생하게 범죄에 대해 접근할 수 있다. 범
갈필, 못다 쓴 편지 / 김주선 이보게 용식이. 한문 서체보다 한글이 서툴렀음에도 아버지는 매번 이름만 반복해서 써 보고는 종이를 접곤 했다. 글씨 쓰기를 연습하는지 붓의 결을 테스트하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모필에 먹물을 흥건하게 묻혀 쓰는 매끈한 글씨체도 아니고 뻣뻣한 갈필로 쓰는 비뚤비뚤한 글씨였다. 게다가 먹물도 잘 먹지 않는 붓인지라 글씨의 획은 각질이 생긴 발뒤꿈치처럼 텃고 거칠었다. 삼십여 년 전 엄마의 거울처럼 맑은 달이 뜬 밤이었다. 제삿날에 지방紙榜을 쓰는 듯한 정갈한 자세로 아버지는 여느 때처럼 먹을 갈았다. 지금